2026년 5월 15일 아침, SEC에 두 건의 공시가 동시에 올라왔습니다. 빌 게이츠 재단은 마이크로소프트 주식 770만 주를 전량 매각했고, 같은 날 빌 애크먼은 "MS는 역대급 저평가"라며 565만 주를 사들였습니다. 저도 이 뉴스를 보고 잠깐 멈칫했습니다. 창업자의 재단은 팔고, 월가의 베테랑은 사는 이 엇갈림이 사실 마이크로소프트의 본질을 가장 선명하게 드러낸다고 느꼈거든요. 구독료 제국의 실체 — 사랑받지 않아도 돈이 빠져나간다마이크로소프트를 AI 회사라고 부르는 시각도 있는데, 저는 그 표현이 절반만 맞다고 봅니다. 이 회사의 진짜 정체는 세계 최대 규모의 구독료 비즈니스입니다.2026년 1분기 기준 MS 전체 매출에서 소프트웨어를 한 번 팔고 끝나는 제품 매출은 18%에 불과합니다. 나머지..
솔직히 저는 한동안 기업 실적 뉴스에서 '순이익'만 봤습니다. 아마존이 전년 대비 77% 폭증했다는 헤드라인을 보며 본업이 터진 줄 알았죠. 그런데 그 이익의 절반 이상이 실제 상품을 팔거나 서비스를 제공해서 번 돈이 아니었습니다. 장부에 숫자 하나를 다시 적어서 생긴 이익이었다는 걸 뒤늦게 알았을 때, 제가 한동안 얼마나 주식을 대충 공부하고 있었는지 깨닫고 부끄러워졌습니다. 순이익 뒤에 숨은 평가이익의 실체2024년 1분기 아마존의 세전 이익 가운데 168억 달러는 앤트로픽 지분에서 나왔습니다. 아마존은 2023년부터 앤트로픽에 총 80억 달러를 투자했고, 앤트로픽의 기업가치가 급등하면서 장부상 지분 가치가 742억 달러까지 불어났습니다. 12조 원을 넣었더니 111조 원이 된 셈이죠.여기서 핵심 개..
세계에서 시가총액이 가장 높은 회사의 CEO가 고개를 숙이고 물량을 부탁하는 장면, 저는 이 한 컷이 지금 반도체 권력의 모든 것을 압축한다고 생각했습니다. 2025년 하반기 3 나노 공정 가격을 최대 15% 인상하겠다고 발표한 TSMC. 올려도 아무도 떠나지 못하는 회사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투자자 입장에서 이 회사를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정리해 봤습니다. 파운드리 독점: '을'이 갑을 무릎 꿇린 구조일반적으로 하청 업체는 발주처보다 약한 위치에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파운드리(Foundry)가 대표적인 예로 여겨졌죠. 여기서 파운드리란 반도체 설계 능력 없이 고객의 도면을 받아 칩을 생산하는 위탁 제조 전문 기업을 말합니다. 쉽게 말해 남이 그린 설계도로 칩을 찍어내는 공장입니다. 그런데 제가 직..
2026년 6월, 스페이스X가 나스닥에 상장 첫날 시가총액 1조 7,700억 달러를 찍으며 역사상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를 기록했습니다. 그런데 정작 시장에서 화제가 된 건 스페이스X가 아니라 테슬라였습니다. "테슬라를 구제해야 한다"는 말이 월가에서 나오기 시작했거든요. 테슬라 주주로서 매일 아침 주가를 확인하는 저로서는 그 단어 하나가 꽤 서늘하게 들렸습니다. 자동차 실적은 흔들리고, 주가는 PER 180배2026년 1분기 테슬라 매출은 224억 달러로 전년 대비 16% 늘었습니다. 수치만 보면 나쁘지 않습니다. 그런데 자동차 부문만 따로 떼어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2025년 연간 자동차 매출은 약 695억 달러로 전년보다 10% 줄었고, 1분기 인도량은 약 35만 8,000대로 전 분기 ..
솔직히 저는 한동안 AI 반도체 시장을 엔비디아 대 나머지의 싸움으로만 봤습니다. 그런데 빅테크들의 ASIC 설계 흐름을 직접 추적하다 보니 전혀 다른 그림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전쟁터에서 총보다 무기상이 더 안전하게 돈 버는 법, 브로드컴이 바로 그 구조를 완성한 회사입니다.맞춤형 칩 — 엔비디아 기성복 vs 브로드컴 맞춤 정장제가 빅테크의 자체 칩 개발 흐름을 처음 들여다봤을 때,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구글이 2015년 브로드컴에 AI 칩 설계를 함께 맡기자고 조용히 찾아온 게 지금 TPU의 시작이었다는 사실을요. 당시 브로드컴은 와이파이, 블루투스 같은 통신 칩이나 만들던 평범한 회사였는데, CEO 혹 탄은 여기서 결정적인 방향 전환을 감행합니다.엔비디아는 기성복 모델입니다. 누구에게나..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2026년 6월, 알파벳이 800억 달러 규모의 주식을 발행하겠다는 공시를 냈을 때, 제 첫 반응은 "이 회사가 왜 주식을 파나?"였습니다. 영업 현금 흐름이 1,647억 달러에 달하는 회사가 외부 자금을 끌어와야 할 만큼 투자 규모가 커졌다는 사실, 그리고 그 자리에 버크셔 해서웨이가 100억 달러를 들고 앉아 있다는 사실이 동시에 눈에 들어왔습니다. 이 글은 그 공시 한 줄에서 시작된 질문들을 파헤친 기록입니다. 영업 현금 흐름을 넘어선 CAPEX 사이클, 무엇을 의미하는가왜 세계 최고 수익성을 자랑하는 기업이 주식을 팔아야 했을까요. 알파벳의 2026년 설비 투자 계획은 최대 1,900억 달러입니다. 연간 영업 현금 흐름인 1,647억 달러를 훌쩍 넘습니다. 여기서 ..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빅테크가 바이오 시장에 뛰어든다는 소식이 처음 들렸을 때, 저는 속으로 '또 웨어러블 심박수 측정 수준이겠지'라고 생각했습니다. 과거 IT·바이오 융합 붐이 기대감만 잔뜩 키우다가 주가 폭락으로 끝났던 장면을 직접 시장에서 지켜봤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2026년 현재 엔비디아와 엔트로픽의 행보를 보면서 이번만큼은 그 판단을 다시 뒤집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AI 바이오 인프라 수혜주, 누가 진짜 돈을 버는가제가 직접 확인하면서 가장 놀랐던 부분은 엔비디아의 행보였습니다. 단순히 GPU를 파는 회사가 아니라, 바이오 신약 개발의 인프라 자체를 장악하겠다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점입니다.엔비디아는 자체 AI 신약 개발 플랫폼인 바이오니모(BioNeMo)를 확장하면..
독일의 자존심 폭스바겐이 10만 명을 해고하고 공장 4곳을 닫겠다고 선언했습니다. 89년 역사상 최대 구조조정이라는 표현이 나올 만큼 사태가 심각합니다. 저는 미·중 무역 갈등이 최고조에 달했던 시절, 환율 관찰 대상국 지정 한 이슈에 원화와 국내 수출 대형주 주가가 동반 폭락하는 장면을 포트폴리오 최전선에서 직접 겪었습니다. 그때의 기억이 지금 유럽과 미국이 꺼내 든 '위안화 절상 카드'와 겹쳐 보이는 이유, 지금부터 짚어 보겠습니다. 폭스바겐은 왜 무너졌을까요 — 중국發 가성비 공세의 실체유럽 최대 자동차 그룹 폭스바겐의 최근 5년 주가는 -66%입니다. 반등 한 번 없이 내리막을 걸었습니다. 아우디·포르쉐·벤틀리·람보르기니까지 거느린 이 공룡 기업이 왜 이 지경이 됐는지, 한 문장으로 답하면 중국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