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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5월 15일 아침, SEC에 두 건의 공시가 동시에 올라왔습니다. 빌 게이츠 재단은 마이크로소프트 주식 770만 주를 전량 매각했고, 같은 날 빌 애크먼은 "MS는 역대급 저평가"라며 565만 주를 사들였습니다. 저도 이 뉴스를 보고 잠깐 멈칫했습니다. 창업자의 재단은 팔고, 월가의 베테랑은 사는 이 엇갈림이 사실 마이크로소프트의 본질을 가장 선명하게 드러낸다고 느꼈거든요.

 

구독료 제국의 실체 — 사랑받지 않아도 돈이 빠져나간다

마이크로소프트를 AI 회사라고 부르는 시각도 있는데, 저는 그 표현이 절반만 맞다고 봅니다. 이 회사의 진짜 정체는 세계 최대 규모의 구독료 비즈니스입니다.

2026년 1분기 기준 MS 전체 매출에서 소프트웨어를 한 번 팔고 끝나는 제품 매출은 18%에 불과합니다. 나머지 82%는 매달 자동으로 청구되는 서비스와 구독에서 나옵니다. 오피스 365, 애저 클라우드, 링크드인 프리미엄, 엑스박스 게임패스까지 — 한 번 들어온 고객에게서 끊임없이 현금이 흘러나오는 구조입니다.

여기서 락인 효과(Lock-in Effect)라는 개념이 핵심입니다. 락인 효과란 고객이 특정 플랫폼에 종속되어 경쟁 서비스로 전환하기 어려워지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솔직히 저도 코파일럿을 즐겨 쓰지는 않습니다. 그런데도 매달 오피스 365 구독료가 빠져나가는 것을 보면서, 이 락인 효과가 얼마나 무서운지 몸으로 실감합니다. 수만 명의 임직원이 쓰는 이메일, 문서, 화상 회의 시스템을 한꺼번에 갈아엎을 기업은 사실상 없습니다. 나가지 않는 게 아니라 나갈 수가 없는 구조입니다.

이 구독료 제국 위에 AI를 끼워 팔고 있는 것이 코파일럿입니다. 오픈 AI에 총 130억 달러를 투자해 지분 27%와 2030년까지 수익의 20%를 챙기는 계약을 체결한 MS는, AI를 직접 만드는 대신 AI가 잘될수록 자동으로 돈이 들어오는 구조를 설계했습니다. 사티아 나델라 CEO가 2014년 취임 당시 주가 37달러였던 MS를 지금의 420달러대로 끌어올린 것도 바로 이 구독 + 투자 구조의 힘입니다(출처: SEC EDGAR 공시).

MS의 핵심 구조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오피스 365·애저·링크드인·게임패스 등 구독 기반 반복 매출이 전체의 82%
  • 오픈AI 지분 27% + 수익 분배 20% 확보로 AI 성장의 수혜를 간접 수취
  • 기업 고객의 락인 효과로 이탈률이 사실상 제로에 가까움
  • 2026년 1분기 영업이익률 46%, AI 연간 매출 런레이트 370억 달러(전년 대비 123% 성장)
요약: MS는 AI 회사가 아니라 락인 효과로 무장한 구독료 제국이며, AI 수익은 이 위에 얹힌 구조다.

 

코파일럿 전환율 3.3%의 의미 — 기회인가, 경고인가

이 탄탄한 구조에도 균열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직접 수치를 보고 가장 불편했던 숫자는 코파일럿 유료 전환율 3.3%였습니다. 오피스 365를 갱신할 때 코파일럿이 자동으로 따라붙는데, 실제로 열어보는 직원은 100명 중 3명에 불과하다는 의미입니다.

코파일럿(Copilot)이란 MS가 오픈 AI의 GPT 모델을 자사 업무 도구에 통합한 AI 어시스턴트입니다. 문서 초안 작성, 회의 요약, 데이터 분석 등을 자동화해 주는 것이 핵심 기능이지만, 지금 현장에서는 보안 검토와 데이터 연동 문제로 실제 도입이 지연되고 있습니다. 제 경험상 이건 MS만의 문제가 아니라, 신기술이 대기업 내부에 뿌리내리는 데 최소 1~2년이 걸린다는 보편적인 현실입니다.

그렇다고 3.3%가 단순히 나쁜 숫자만은 아닙니다. 거꾸로 보면 97%가 아직 열리지 않은 성장 여지입니다. 다음 갱신 주기 안에 이 수치가 10~20%로 올라선다면, MS의 AI 연간 매출 런레이트 370억 달러는 더 빠르게 불어납니다. 반대로 갱신 때 IT 담당자가 "코파일럿 빼달라"라고 요청하는 순간, 이 숫자 전체가 흔들립니다.

비용 압박도 현실입니다. 2026년 AI 인프라 투자 규모는 1,900억 달러인데, 이 중 250억 달러는 HBM 메모리 공급 부족 같은 공급망 압박 때문에 계획에 없던 돈을 추가로 집행한 것입니다. 여기서 HBM(High Bandwidth Memory)이란 AI 연산에 필수적인 고대역폭 메모리 반도체를 뜻하는데,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단가가 급등한 상황입니다. 성장을 위해 투자한 게 아니라 공급망에 끌려다니며 마지못해 쓴 돈이라는 점이 불편합니다.

구글 클라우드와의 경쟁도 제가 주시하는 변수입니다. 이번 분기 애저의 성장률은 40%로 인상적이지만, 구글 클라우드의 63% 성장에는 미치지 못합니다(출처: Alphabet 투자자 관계). 절대 매출 규모는 애저가 훨씬 크지만, AI 스타트업들이 구글 클라우드를 먼저 선택한다면 10년 후 그 스타트업이 대기업이 됐을 때 MS는 그 고객을 영원히 잃게 됩니다. 이건 지금 당장의 숫자보다 훨씬 큰 문제입니다.

2026년 4월 오픈 AI가 애저 독점 의무에서 벗어나 AWS와 구글 클라우드에서도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다만 MS는 독점 타이틀을 내준 대신 수익 분배 20%와 지분 27%는 2030년까지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 독점을 잃었는데 오히려 돈 버는 구조는 더 탄탄해졌다는 역설이 MS 답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요약: 코파일럿 전환율 3.3%는 위협이자 기회이며, 다음 갱신 주기 전까지 실사용률을 끌어올리는 것이 MS 주가 재평가의 핵심 변수다.

 

자주 묻는 질문

Q. 빌 게이츠 재단이 MS 주식을 전량 판 게 악재 신호 아닌가요?

A. 꼭 그렇게 볼 필요는 없습니다. 게이츠 재단은 2025년 2045년까지 재단을 청산하고 모든 자산을 자선 사업에 쓰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재단 포트폴리오의 26%가 MS 한 종목에 묶여 있었으니, MS를 불신해서가 아니라 현금이 필요해서 판 것으로 보는 게 합리적입니다. 매도 주체의 사정을 먼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 코파일럿 전환율이 3.3%밖에 안 된다면 AI 수익은 결국 거품 아닌가요?

A. 지금 당장은 약점처럼 보이지만, 기업용 소프트웨어 도입 초기에 사용률이 낮은 것은 일반적인 패턴입니다. 보안 검토와 데이터 연동에만 1~2년이 걸리는 대기업 환경을 감안해야 합니다. 핵심은 다음 갱신 주기 전까지 실사용률이 의미 있게 오르느냐입니다. 그 타이밍을 지켜보는 것이 현재 투자자에게 가장 실질적인 판단 기준입니다.

 

Q. 오픈AI가 애저 독점에서 벗어났으면 MS 입장에서 손해 아닌가요?

A. 독점이라는 타이틀은 내줬지만 구조는 오히려 단단해졌습니다. MS는 2030년까지 오픈AI 수익의 20%를 분배받고 지분 27%도 그대로 유지합니다. 오픈AI가 AWS나 구글 클라우드에서 서비스를 확장할수록 오픈AI의 전체 수익이 커지고, 그 20%를 MS가 가져가는 구조입니다. 독점 해제가 오히려 MS의 수익 기반을 넓혀준 셈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Q. 구글 클라우드가 성장률에서 앞서가는데 애저가 따라잡힐 가능성은요?

A. 절대 매출 규모에서 애저가 여전히 훨씬 크기 때문에 단기간에 역전이 일어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AI 스타트업들이 구글 클라우드를 선택하는 추세가 이어진다면, 10년 후 대기업으로 성장한 그 스타트업들이 영구적으로 구글 진영에 남을 수 있습니다. 이것이 지금 숫자보다 더 중요한 장기 리스크입니다.

 

결론

마이크로소프트는 AI 회사가 아닙니다. 정확히는 AI가 잘될수록 돈이 자동으로 들어오는 구조를 설계해 둔 구독료 제국입니다. 기업 고객은 이미 그 안에 있고, 락인 효과 덕분에 사랑받지 않아도 매달 현금이 빠져나갑니다. 제가 직접 매달 결제하면서 실감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1,900억 달러를 쏟아부은 AI 인프라가 실제 사용자들의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이 구독료 제국도 결국 신성장을 잃은 공룡으로 변할 위험은 있습니다. 지금 MS를 지켜보는 투자자라면 화려한 수치에 현혹되기보다 딱 두 가지를 보십시오. 코파일럿 실사용률이 다음 갱신 주기 전에 의미 있게 오르는지, 그리고 애저의 성장 가속도가 구글 클라우드에 잠식되지 않고 유지되는지입니다. 이 두 가지가 MS 주가 재평가의 실질적인 열쇠라고 생각합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TBPxgpfJJw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