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역사상 최대 규모의 IPO가 나스닥에서 터졌습니다. 스페이스X, 공모가 135달러에 857억 달러를 조달하며 사우디 아람코의 기록을 깼습니다. 최대 IPO 규모라는 걸 처음 들었을 때는, '내가 진짜 역사의 한 페이지에 서 있다는 걸' 느꼈습니다. 그런데 거인의 덩치보다 더 눈에 들어온 건 거인이 비워둔 자리였습니다.거인이 탄생하기까지 — 스페이스X IPO의 배경과 맥락2025년 6월 12일, 스페이스X가 나스닥에 상장했습니다. 5억 5천만 주 이상이 팔리고, 그린슈 추가 배정 물량까지 합산하면 총 조달액은 857억 달러에 달했습니다. 상장 다음 날 주가는 19% 올라 161달러로 마감했고, 시가총액은 2조 달러를 넘겼습니다.그런데 이 회사를 로켓 발사 기업으로만 보면 절반만 보는 겁니다. 2026..
동네 카페 아메리카노 한 잔이 어느새 7,000원을 넘었을 때, 저도 처음엔 "임대료가 올랐겠지"라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습니다. 그런데 뉴욕 월스트리트 바로 옆에서 라 콜롬브(La Colombe)의 드래프트 라떼를 마시다 보니, 그 가격표 뒤에는 브라질 가뭄과 관세 정책, 그리고 전 세계 커피값을 움직이는 선물시장이 통째로 숨어 있었습니다.라 콜롬브와 드래프트 라떼, 기대와 달랐던 첫 모금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뉴욕 3대 커피"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으니 뭔가 강렬하고 깊은 에스프레소 맛을 상상했는데, 실제로 받아 든 드래프트 라떼는 생각보다 훨씬 부드럽고 연했습니다.드래프트 라떼(Draft Latte)란, 질소 가스를 주입해 커피를 질감 자체부터 바꾼 음료입니다. 쉽게 말해 기네스 맥주처럼 잔..
솔직히 저는 맥도날드가 부동산 회사라는 말을 들었을 때 그냥 과장된 표현이라고 흘려들었습니다. 그런데 뉴저지 버겐 카운티 등기부에서 꺼낸 여섯 장짜리 임대차 문서를 보고 나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동네 맥도날드 한 곳의 계약서 안에 2080년까지 이어질 수 있는 임차권과 경쟁사 실명 차단 조항이 박혀 있었습니다. 빅맥을 사 먹던 그 공간이 사실은 전 세계 핵심 상권을 장악한 부동산 네트워크의 한 점이었던 겁니다.등기부등본이 보여준 맥도날드의 진짜 계약 구조, 부동산 모델혹시 동네 맥도날드가 왜 항상 그 자리에 있는지 생각해 보신 적 있으신가요? 저는 그냥 오래된 브랜드니까 당연한 거라고 여겼습니다. 그런데 뉴저지 포트리 매장 하나의 등기 문서를 들여다보고 나서야 그게 '당연한 것'이 아니라 치밀하..
뉴욕 편의점에서의 말보로 한 갑 가격을 듣고 놀랐습니다. 19달러 50센트. 우리 돈으로 2만 8천 원이 넘었습니다. 그 순간 "이 회사 주식은 얼마나 벌까"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는데, 알고 보니 그 질문이 주식 역사상 가장 극적인 반전 중 하나로 이어집니다. 사양 산업이 어떻게 반세기 최고의 주식이 됐는지, 그리고 지금 그 공식이 흔들리고 있는지를 따져보겠습니다.가격결정력 — 죽어가는 산업이 최고의 주식이 된 이유뉴욕에서 담배 한 갑이 20달러에 육박하는 건 단순히 가게가 바가지를 씌우는 게 아닙니다. 뉴욕시에는 담배 한 갑 최저 가격 규제가 법으로 정해져 있고, 여기에 뉴욕주 세금 구조가 얹히면서 합법적으로 유통되는 담배 가격이 자연스럽게 그 수준까지 올라갑니다. 제가 직접 여러 편의점의 담배 가격을..
트레이더 조(Trader Joe's) 냉동 코너에 "Korean Style Beef Short Ribs"라는 이름표가 붙어 있습니다. 가격은 14.99달러. 저는 이 스티커를 처음 봤을 때 묘하게 기분이 좋았습니다. 제가 어릴 때부터 먹어온 LA 갈비가, 이민 사회의 손끝에서 태어나, 지금 미국 주류 마트 냉동칸을 당당히 차지하고 있다는 게 새삼스러웠거든요. 그런데 이 갈비 한 팩 뒤에는 생각보다 훨씬 복잡한 이야기가 얽혀 있었습니다.LA 갈비의 진짜 탄생 배경 — 플랭컨 컷과 문화적 재해석제가 처음 트레이더 조에서 이 제품을 집어 들었을 때, 성분표를 꼼꼼하게 읽는 습관이 있어서 뒷면을 살펴봤습니다. 간장(Soy Sauce), 흑설탕(Brown Sugar), 청주(Rice Wine), 참기름(Sesam..
BTS가 뉴저지 메트라이프 스타디움에서 이틀 연속 8만 석을 채웠습니다. 그런데 그 공연에서 가장 많은 마진을 가져간 곳이 하이브도, BTS도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계셨나요? 티켓 한 장이 팔릴 때마다, 그리고 그 티켓이 되팔릴 때마다, 조용히 수수료를 이중으로 챙기는 회사가 있습니다. 저도 직접 공연 티켓을 예매하다가 이 구조를 마주하고 한동안 멍했던 기억이 납니다.비즈니스모델 : 이중수수료 — 같은 좌석이 두 번 팔린다는 게 무슨 말일까요혹시 티켓을 예매하면서 결제창 마지막에 "서비스 수수료"가 별도로 붙는 걸 보고 당황하신 적 있으십니까? 저는 처음에 그냥 카드 수수료 같은 거려니 했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이게 구조의 시작에 불과했습니다.티켓마스터의 기본 모델은 이렇습니다. 공식 1차 판매에서 ..
솔직히 저는 작년까지만 해도 AI 투자라고 하면 엔비디아와 HBM 메모리만 쳐다봤습니다. GPU가 없으면 AI가 안 돌아간다는 논리는 맞았고, 실제로 포트폴리오 성과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AI 에이전트를 직접 업무에 쓰기 시작하면서 뭔가 이상하다는 걸 느꼈습니다. GPU 서버는 충분한데, 복잡한 지시를 내릴 때마다 전체 시스템이 버벅거리는 겁니다. 그 병목이 어디서 오는지 파악하고 나서야 CPU라는 퍼즐 조각이 제 머릿속에 맞춰졌습니다.AI 에이전트 시대, CPU 병목이 왜 지금 터졌나제가 클라우드 인스턴스에서 AI 에이전트 작업을 돌릴 때, GPU 사용률은 40%대에 머무는데 CPU 점유율이 90%를 넘어가는 상황을 직접 목격했습니다. 처음엔 설정 문제인 줄 알았는데, 반복해서 같은 패턴이 나오..
저는 처음엔 "화성 이주"라는 단어 하나가 너무 설렜습니다. 스페이스X가 상장 직후 시간 외에서 -7%를 찍던 날, 종목을 살펴보고 나서야 비전과 주가 사이의 거리가 얼마나 먼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AI 사업 매출이 1년 만에 3배를 넘겼다는 소식도, 막대한 CAPEX(자본 지출) 부담과 대규모 락업 해제 물량 앞에서는 힘을 못 쓰더라고요.락업 해제: 주가 상단을 누르는 수급 압력스페이스X 상장 직후 주가가 200달러 초반에서 고점 224달러를 찍고 흘러내린 이유를 두고 "기대만큼 못 올랐다"라고 보는 시각도 있는데, 저는 그보다 수급 구조를 먼저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상장 초기 이틀에서 사흘 동안 주가를 끌어올리는 주체는 패시브 자산, 즉 ETF와 인덱스 펀드입니다. 여기서 패시브 자산이란 특정 지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