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주가가 하루 만에 10~15% 곤두박질치는 걸 계좌로 직접 목격한 분이라면, 이미 "이번엔 진짜 끝인가" 하는 생각이 스친 적 있을 겁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대형주가 폭락하던 날 새벽, 손절 버튼에 손가락을 올려놓고 멈칫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이 글은 그 공포가 합리적인 판단인지, 아니면 시장 구조를 오해한 데서 비롯된 것인지를 거시적 흐름과 제 경험을 바탕으로 풀어봅니다. 디리지즘: 미국 정부가 반도체를 포기할 수 없는 진짜 이유반도체가 끝났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저는 한 가지 질문으로 되돌아갑니다. "미국 정부가 이 산업을 죽이고 싶을까?" 제 결론은 아닙니다. 코로나 시절 샌프란시스코에 잠깐 지냈던 경험이 있는데, 그때 마스크 하나 구하지 못해 사람들이 양말을 얼굴에 두르고 다니던..
지금 AI 투자가 닷컴버블과 같다고 생각하십니까? 저는 그 말을 들을 때마다 2023년 이차전지 과열장이 떠오릅니다. 그때도 "미래 수요"를 끌어다 주가를 정당화했지만, 지금 AI 인프라 기업들이 찍어내는 숫자는 미래가 아닌 오늘의 매출총이익률입니다. 버블론과 공급 과잉 우려 사이에서 진짜 진입 타점이 어디인지, 데이터로 짚어보겠습니다.버블 논란 — 닷컴버블, 이차전지와 무엇이 다른가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처음 AI 랠리를 봤을 때 저도 "또 거품 아닌가" 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거든요. 2023년 이차전지 섹터가 절정이던 시절, 업계는 2027년 이후의 전기차 출하량 가정을 지금 주가에 통째로 반영했습니다. 그 가정이 흔들리는 데는 캐즘(Chasm) 구간 하나면 충분했고, 주가는 반 토막이 ..
2026년 7월 10일 밤, 뉴욕 타임스스퀘어 나스닥 마켓사이트 전광판에 태극기와 SK하이닉스 로고가 나란히 켜졌습니다. 공모가 대비 13% 급등한 168달러로 첫날을 마감하며, 조달 금액은 265억 달러(약 40조 원)에 달했습니다. 알리바바와 사우디 아람코가 세운 기록을 단숨에 갈아치운 역사상 최대 규모의 외국 기업 미국 상장이었습니다. 솔직히 전광판에 태극기가 뜨는 장면을 보면서 제 생각이 맞았기를 바라는 마음과 틀렸을 때의 긴장감이 동시에 밀려왔습니다. ADR 방식이란 무엇이고, 이번 상장 구조는 어떻게 설계됐나이번 상장은 새로운 거래소에 새로 등록하는 개념이 아닙니다. ADR(American Depositary Receipt), 즉 미국 예탁 증서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여기서 ADR이란 외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