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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D와 스페이스X가 나란히 깜짝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매출과 EPS 모두 시장 예상을 훌쩍 넘겼는데, 정작 애프터마켓에서는 두 종목 모두 6~9%씩 꺾였습니다. 저도 처음엔 "이 정도 숫자면 올라야 정상 아닌가?" 싶었는데, 직접 겪어보니 어닝 시즌은 숫자가 전부가 아니더라고요.

Sell the news, 또 당했습니다 — AMD 어닝콜 분석
AMD의 이번 분기 실적은 수치만 보면 흠잡을 데가 없었습니다. 매출 115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0% 이상 성장했고, 주당순이익(EPS)은 무려 245% 급등하며 1달러 선을 넘겼습니다. 여기서 EPS란 기업이 한 주당 얼마의 순이익을 냈는지 보여주는 지표로, 주주 입장에서 수익성을 가장 직관적으로 확인하는 수치입니다. 게다가 다음 분기 매출 가이던스도 약 130억 달러로 제시하며 성장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습니다.
어닝콜에서 경영진은 한발 더 나아갔습니다. 2025년 11월 증권 애널리스트 데이에서 제시했던 35% 이상 매출 성장 전망과 주당순이익 20달러를 모두 초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습니다. 2027년까지는 MI500 GPU, 베르노(Vernor) CPU, 페르난소(Pernazo) 네트워킹을 묶은 풀스택 AI를 함께 판매하겠다는 청사진도 내놨습니다. 풀스택 AI란 하드웨어 칩부터 소프트웨어 생태계까지 하나의 패키지로 제공하는 방식으로, 쉽게 말해 엔비디아처럼 고객이 AMD 제품만으로도 AI 인프라를 완결 지을 수 있게 만들겠다는 전략입니다.
솔직히 이건 제가 기대했던 것 이상의 발표였습니다. 그런데 정규장에서 7% 오르고 마감한 주가는 애프터마켓에서 8%대 하락으로 반전됐습니다. 과거 빅테크 실적 시즌에 저도 비슷한 파도를 맞았던 기억이 납니다. 아무리 어닝 서프라이즈가 나와도, 정규장에서 이미 기대감이 선반영되어 있으면 실적 발표 직후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는 구조입니다. 이걸 시장에서는 'Sell the news(뉴스에 팔아라)'라고 부릅니다. 좋은 뉴스가 나오는 순간이 오히려 매도 타이밍이 된다는 의미로, 기대감으로 미리 오른 주가가 실제 발표 후 되려 꺾이는 현상을 가리킵니다.
2027년까지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을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늘리겠다는 전망도 인상적이었지만, 저는 엔비디아의 쿠다(CUDA) 생태계를 AMD가 단기간에 위협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추적 검증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CUDA란 엔비디아 GPU에서 병렬 연산을 구현하는 소프트웨어 플랫폼으로, 전 세계 AI 개발자들이 10년 이상 쌓아온 코드 자산이 이 생태계 위에 얹혀 있습니다. 숫자 청사진은 화려했지만, 생태계의 전환 비용은 하루아침에 해소되지 않습니다.
- 매출 115억 달러, 전년 동기 대비 +50% 이상 / EPS +245%
- 다음 분기 매출 가이던스 약 130억 달러 제시
- 2027년까지 MI500 GPU + 베르노 CPU + 페르난소 네트워킹 풀스택 AI 판매
- 데이터센터 부문 2027년 매출 전년 대비 2배 이상 전망
- 정규장 +7% → 애프터마켓 -8% 반전 (Sell the news 전형)
CAPEX 550% 폭증, 장밋빛인가 부담인가 — 스페이스X 첫 어닝콜
스페이스X의 상장 후 첫 실적 발표는 시장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습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2% 급증한 78억 달러로 나왔고, 주당 순손실도 예상치보다 양호한 수준으로 집계됐습니다. 제가 직접 발표 내용을 살펴보면서 가장 눈에 들어온 숫자는 매출 성장보다도 설비투자(CAPEX) 규모였습니다. CAPEX란 기업이 미래 성장을 위해 공장, 장비, 인프라 등에 투입하는 자본 지출을 뜻하는데, 스페이스X는 이 수치를 전년 동기 대비 550% 이상 늘렸습니다. 숫자 자체가 아찔할 정도였습니다.
긍정적인 부분도 분명했습니다. 스타링크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65% 성장했고, 2분기에는 미국 정부로부터 60억 달러 이상의 계약을 수주했습니다. 이전까지 B2B 중심이던 수주 구조가 정부 계약으로까지 확장됐다는 점은 수익의 안정성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볼 수 있습니다. 또 다음 스타십 비행에서 V3 스타링크 위성을 처음 궤도에 올리고, 내년 2분기까지 1천 기 이상을 발사해 더 촘촘한 위성 인터넷망을 구축하겠다고 밝혔습니다(출처: SpaceX 공식 사이트).
위성 AI 인프라는 엔비디아 기반으로 단일화하겠다는 발표도 나왔습니다. 병목 현상을 줄이고 운영 효율을 높이겠다는 취지인데, 저는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컴퓨팅 분야의 신규 자본 투자 회수 기간을 1년 미만으로 단축하겠다는 계획이 현실적인가 하는 점이었습니다. 자본 투자 회수 기간이란 투입한 투자금을 수익으로 되찾는 데 걸리는 시간을 의미합니다. CAPEX를 550%나 늘린 상황에서 1년 안에 회수하겠다는 건, B2B 임대 시장의 가격 경쟁이 심화되거나 금리 환경이 빡빡해질 경우 상당히 흔들릴 수 있는 목표라고 봅니다.
제 경험상 이런 공격적인 투자 계획이 나올 때 시장은 두 가지 반응을 동시에 보입니다. 장기 비전에는 환호하면서도, 단기 이익률 훼손에는 바로 매도로 응답하는 것입니다. 이번에도 정규장에서 9% 올랐다가 애프터마켓에서 6%대로 내려앉은 흐름이 그 패턴 그대로였습니다. AMD·스페이스X 실적 발표가 국내 코스피 야간 선물 시장에도 영향을 줘 5% 가까이 상승하고,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도 6%대 상승해 12,000포인트를 넘기는 등 글로벌 투자 심리에 파급력이 미쳤다는 점도 기억해 두셔야 합니다(출처: Yahoo Finance).
자주 묻는 질문
Q. AMD가 어닝 서프라이즈를 냈는데 왜 주가가 애프터마켓에서 떨어지나요?
A. 이른바 'Sell the news' 현상 때문입니다. 실적 발표 전까지 기대감으로 주가가 이미 오른 상태라, 막상 좋은 숫자가 나와도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며 하락으로 반전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도 과거에 이 패턴에 여러 번 당했던 경험이 있어서 이제는 정규장 고점에서 추격 매수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습니다.
Q. AMD의 풀스택 AI 전략이 엔비디아를 넘을 수 있을까요?
A. 청사진 자체는 구체적이고 인상적입니다. MI500 GPU, 베르노 CPU, 페르난소 네트워킹을 묶어 2027년까지 데이터센터 매출을 두 배 이상 늘리겠다는 계획이니까요. 다만 엔비디아의 CUDA 생태계는 개발자들이 10년 이상 쌓아온 자산 위에 있어서, 단순히 하드웨어 성능만으로는 단기 전환이 쉽지 않습니다. 장기적 가능성은 열려 있지만 실행력을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해 보입니다.
Q. 스페이스X의 CAPEX 550% 증가는 위험 신호인가요?
A. 무조건 위험하다고 볼 수는 없지만, 공격적인 베팅인 건 사실입니다. V3 스타링크 1천 기 발사와 위성 AI 인프라 구축이라는 목표를 위한 투자이고, 정부 수주 60억 달러 이상이라는 안정적인 매출 기반도 있습니다. 다만 컴퓨팅 투자 회수를 1년 미만으로 단축하겠다는 목표는 유동성 환경이 나빠질 경우 빠르게 흔들릴 수 있는 수치라고 봅니다.
Q. 어닝콜에서 주가 대응은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A. 제 경험상 가장 중요한 건 헤드라인 숫자에 흥분하지 않는 것입니다. 매출과 EPS가 컨센서스를 넘겼더라도 현금흐름과 CAPEX 비율, 그리고 애프터마켓 수급 반응을 한 박자 기다려보는 게 낫습니다. 정규장 고점에서 뇌동매수하기보다, 시간 외 거래에서 시장이 어떤 부분에 반응하는지를 냉정하게 읽는 것이 훨씬 합리적인 접근입니다.
결론
AMD와 스페이스X 모두 숫자로는 흠잡을 데 없는 실적을 내놨습니다. 그런데 시장은 두 종목 모두에 애프터마켓 하락이라는 똑같은 청구서를 날렸습니다. 저는 이 장면에서 시장이 보내는 신호가 분명하다고 읽었습니다. 이제 투자자들은 단순한 외형 성장보다 CAPEX 증가 대비 실질 현금흐름, 그리고 장밋빛 가이던스의 실행 가능성을 훨씬 더 냉정하게 따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어닝 서프라이즈라는 헤드라인에 취해 정규장 고점에서 추격 매수하는 건 제 경험상 가장 비싼 수업료를 치르는 방식이었습니다. AMD의 풀스택 AI 청사진이나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 V3 확장 계획은 장기적으로 충분히 주목할 만한 방향성이지만, 지금 당장은 어닝콜 세부 재무제표를 찬찬히 뜯어보고 수급이 안정된 이후에 대응하는 전략이 더 현명해 보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