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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런 버핏이 알파벳(구글) 매수를 "후계자가 아닌 내 직접적인 픽(Pick)"이라고 못 박았습니다. 처음 매수 대비 다섯 배까지 늘린 공격적인 행보인데, 저는 이 인터뷰를 보면서 솔직히 한 대 얻어맞은 느낌이었습니다. 기술주를 꺼린다고만 알았던 거장이 빅테크를 '21세기 디지털 철도'라고 부르는 장면, 그냥 흘려들을 수가 없었습니다.

버핏이 알파벳을 직접 고른 이유, ROIC(자본 수익률)
버크셔 해서웨이가 알파벳을 처음 매수한 건 2024년 3분기였습니다. 이후 올해 초 1~3분기에 세 배 불타기를 했고, 6월 공시 기준으로는 유상증자에도 직접 참여했습니다. 최초 매수 대비 다섯 배 이상 포지션을 키운 셈이라, 추정하기로는 지금 버크셔 포트폴리오 순위로 3위까지 올라온 상태입니다. 애플이 1위,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아맥스)가 2위인 상황에서 코카콜라를 밀어내고 3위에 자리한 것이죠.
그렇다면 버핏은 왜 알파벳을 골랐을까요? 인터뷰에서 직접 한 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나는 기술주냐 아니냐를 구분하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그동안 '버핏 = 기술주 기피'라는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었는데, 정작 거장 본인은 그런 프레임 자체를 별로 신경 쓰지 않았던 것입니다.
기준은 단 하나였습니다. 바로 자본 수익률(ROIC)입니다. ROIC란 Return On Invested Capital의 약자로, 기업이 투자한 자본 대비 얼마만큼의 이익을 실제로 만들어 내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쉽게 말해 100만 원을 투자했을 때 매년 30만 원을 벌어다 줄 수 있느냐를 보는 것입니다. 버핏은 ROIC 30% 이상을 장기간 유지하는 기업만 투자한다고 직접 선을 그었습니다. 알파벳이 거기에 딱 들어맞았다고요.
'디지털 철도'라는 비유, 단순한 수사가 아닙니다
빅테크가 AI 인프라에 막대한 자본지출(CAPEX)을 쏟아붓고 있다는 사실은 다들 알고 있습니다. CAPEX란 Capital Expenditure의 약자로, 설비·인프라에 투자하는 비용을 의미합니다. 문제는 이 CAPEX가 너무 커서 단기 수익성이 나빠 보인다는 점 때문에 시장에서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저도 솔직히 이 부분이 계속 마음에 걸렸습니다.
그런데 버핏은 이걸 정반대로 봤습니다. 오히려 지금 이 대규모 투자가 "좋다"라고 했습니다. 그 이유로 내놓은 비유가 100년 전 철도 혁명이었습니다. 당시 미국 전역에 철로를 깔았던 기업들은 엄청난 초기 비용을 감수해야 했지만, 일단 철도망이 완성되고 나자 후발주자들은 감히 따라올 수 없는 독점 인프라를 손에 넣게 되었습니다. 버핏이 버크셔를 통해 철도 회사 BNSF를 270억 달러에 인수해 완전 자회사로 편입한 이유가 바로 이 논리입니다(출처: Berkshire Hathaway 주주 서한 2009).
지금 빅테크의 데이터 센터 구축이 똑같다는 것입니다.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가 지금 전 세계에 짓고 있는 AI 데이터 센터 인프라망은, 한번 완성되고 나면 신생 기업이 자본 규모 면에서 절대 추격하기 어려운 진입 장벽이 됩니다. 버핏 본인의 표현을 빌리면 "이제야 내가 이해할 수 있는 게임이 됐다"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이 부분을 들으면서 등줄기가 서늘해졌습니다. 그동안 제가 AI CAPEX 비용을 '부담'으로만 봤는데, 시각을 180도 바꿔야 했으니까요.
- 100년 전 철도망 구축 → 후발주자 진입 불가, 독점적 현금 흐름 창출
- 현재 AI 데이터 센터 구축 → 동일한 진입 장벽 효과 예상
- 버핏 판단: 2028년 이후 빅테크의 폭발적 현금 흐름 기대
- 버크셔의 BNSF 철도 인수와 같은 논리로 알파벳 접근
경제적 해자, 그냥 멋진 말이 아닙니다
경제적 해자(Economic Moat)라는 개념은 버핏이 수십 년간 강조해 온 투자 원칙입니다. 해자(Moat)란 중세 성을 둘러싼 물길로, 적의 접근을 막는 방어선을 의미합니다. 투자에서 경제적 해자란 경쟁자들이 쉽게 따라올 수 없는 구조적 우위, 즉 기업을 오랫동안 지켜주는 방어막을 뜻합니다. 버핏은 이 인터뷰에서 마진이 높다는 사실 자체가 경제적 해자의 증거라고 강조했습니다.
실제로 알파벳의 2024년 기준 영업이익률은 32%를 넘었습니다(출처: Alphabet 투자자 관계 페이지). 100원을 팔면 32원이 남는 구조인데, 이 수치가 수년째 유지되고 있다는 것은 경쟁자들이 구글의 검색 광고 시장을 쉽게 빼앗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입니다. 버핏이 말한 ROIC 30% 이상이 딱 여기에 해당합니다.
제 경험상 이런 숫자를 보면서 "그래도 AI 검색이 구글을 위협하지 않냐"는 걱정을 자주 했는데, 버핏의 시각은 달랐습니다. 구글 스스로가 AI 전환을 주도하고 있고, 데이터 센터 인프라까지 직접 구축하는 이상 오히려 기존 해자가 더 두터워진다는 것이었습니다. 반박하기 어려운 논리였습니다.
애플에 대해서도 같은 맥락의 말을 했습니다. "역사상 가장 위대한 소비재 기업"이라는 표현이었는데, 기술 기업이 아니라 코카콜라처럼 본다는 것이었습니다. 브랜드와 생태계가 만들어 낸 소비자의 의존성, 그것이 바로 경제적 해자라는 뜻입니다.
도박판 경고와 개인 투자자가 살아남는 법
버핏은 이번 인터뷰에서 현재 시장을 "도박판"이라고 직접 표현했습니다. 월가는 수수료를 위해, 정부는 세금을 위해 끊임없이 거래를 부추기고 있으며, 그 게임에 개인이 끌려 들어가면 이길 수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듣기에 따라 식상한 말처럼 들릴 수 있는데, 저는 이 장세에서 직접 단타를 몇 번 해보고 나서야 이 말이 얼마나 정확한지 실감했습니다.
버핏이 강조한 원칙은 단순합니다. 이해하지 못하는 것에는 손대지 말 것, 화려한 스토리나 일시적 유행이 아닌 오랫동안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에 투자할 것, 그리고 레버리지를 쓰지 말 것입니다. 레버리지란 빌린 돈으로 투자 규모를 키우는 전략인데, 버핏은 이를 "꼼수"라고 표현하며 실질적인 자기자본 수익률(ROIC)을 진짜 기준으로 봐야 한다고 했습니다.
모른다면 시장 지수(인덱스 ETF)를 사서 가만히 두는 것이 대부분의 개인보다 낫다는 말도 다시 한번 반복했습니다. 인덱스 ETF란 S&P 500 같은 시장 전체 지수를 추종하도록 설계된 상품으로, 개별 종목 선별 없이 시장 전체에 분산 투자하는 효과를 냅니다. 버핏이 이걸 강조할 때는, 사실 종목 선별에 자신 없는 투자자들에게 가장 현실적인 조언을 하는 것이라고 제는 생각합니다.
한 가지 더 짚어두고 싶은 부분이 있습니다. 버핏은 역사적으로 남들보다 최소 1~2년 앞서 움직여 왔습니다. 일본 상사주도, 에너지 섹터도, 시장이 무시할 때 조용히 사들였고 뒤늦게 사람들이 몰리고 나서야 "역시 버핏"이라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지금 알파벳을 공격적으로 모으는 이 시점이 그 전례를 따르는 것인지, 2~3년 뒤에야 판가름 나겠죠.
자주 묻는 질문
Q. 워런 버핏이 알파벳을 지금 사도 되는 건가요?
A. 버핏 본인도 단기 주가는 예측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실적 발표 결과에 따라 단기적으로 오를 수도, 내릴 수도 있습니다. 다만 버핏이 강조한 건 중장기 관점이고, 그의 역사적 패턴을 보면 매수 시점 이후 1~2년은 조용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추종 투자보다는 왜 그 기업인지 본인이 이해한 뒤 판단하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Q. ROIC 30% 이상이라는 기준, 어디서 확인할 수 있나요?
A. ROIC는 대부분의 주요 금융 데이터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알파벳의 경우 최근 수년간 이 수치가 30%를 안정적으로 상회하고 있어 버핏의 기준에 부합합니다. 단, ROIC만으로 모든 것을 판단하기보다 영업이익률, 부채 비율과 함께 봐야 더 정확한 그림이 나옵니다.
Q. 버핏이 빅테크를 '디지털 철도'라고 표현한 의미가 뭔가요?
A. 한번 깔린 인프라는 후발주자가 쉽게 따라올 수 없다는 뜻입니다. 100년 전 미국 전역에 철도망을 먼저 구축한 기업들이 독점적 지위를 누렸던 것처럼, 지금 AI 데이터 센터를 먼저 대규모로 건설하는 빅테크가 장기적으로 같은 위치를 갖게 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버핏이 철도 회사 BNSF를 인수했던 논리와 정확히 같습니다.
Q. 버핏이 말한 '레버리지 금지'는 왜 그렇게 강조하는 건가요?
A. 레버리지는 수익을 키울 수 있지만, 동시에 손실도 배로 키웁니다. 고변동성 장세에서 빌린 돈으로 투자하면 일시적 하락에도 강제 청산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버핏은 자기 자본으로 ROIC 30%를 만들어 내는 기업이 진짜 실력 있는 기업이며, 투자자도 마찬가지로 빚 없이 버티는 것이 장기적으로 훨씬 유리하다고 강조합니다.
결론
이 인터뷰를 보고 나서 제가 스스로에게 던진 질문은 하나였습니다. "나는 지금 내가 이해하는 기업에 투자하고 있는가?" 버핏이 수십 년간 기술주를 거의 안 건드렸던 이유는 기술이 나빠서가 아니라 자신이 충분히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AI 데이터 센터라는 '실물 인프라'가 생기면서 드디어 버핏 본인이 이해할 수 있는 구조가 됐다고 합니다. 이 맥락을 이해하면 이번 알파벳 베팅이 왜 단순한 추종이 아닌지가 보입니다.
물론 버핏도 틀릴 수 있습니다. 2~3년 뒤 결과는 아무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 혼란스러운 장세에서 한 번쯤 스스로에게 물어볼 필요는 있습니다. 지금 내 포트폴리오 안에 있는 종목들, 과연 ROIC 30%를 장기간 유지하는 경제적 해자를 가진 기업인가? 그 질문이 불편하게 느껴진다면, 버핏의 조언대로 인덱스 ETF부터 다시 들여다보는 것이 출발점일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