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킨더가든 스크리닝 날 공립학교 앞을 지나가게 되었는데 놀라운 장면을 볼 수 있었습니다. 30분짜리 일대일 평가 하나가 교재 구매 예산으로 이어지고, 학교 강당이 통째로 임시 서점으로 바뀌는 구조를 직접 보고 나서야 미국 공교육이 두 개의 상장사에게 얼마나 완벽한 판로가 되어주는지 실감했습니다. 스콜라스틱과 듀오링고, 같은 교육 시장에 있지만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돈을 법니다.

스콜라스틱 북페어: 학교가 판매 채널이 되는 구조

처음 북페어 현장을 봤을 때 한국 시각에서는 꽤 낯선 광경이었습니다. 학교 체육관 문을 열면 '캡틴 언더팬츠'와 '도그맨'이 진열대에 가득하고, 아이들이 직접 지갑을 들고 와서 책과 학용품을 고릅니다. 해리포터 미국판 출판사로 잘 알려진 스콜라스틱(Scholastic)이 미국 전역 약 12만 개 학교에서 매년 이 행사를 운영한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야 이게 단순한 행사가 아님을 깨달았습니다(출처: Scholastic Book Fairs 공식 사이트).

이 구조의 핵심은 수익 배분 방식에 있습니다. 학교는 두 가지 선택지를 받습니다. 매출의 25%를 현금으로 가져가거나, 50%를 '스콜라스틱 달러'라는 자체 화폐로 받거나. 당연히 대부분 학교는 50%를 선택합니다. 그런데 이 스콜라스틱 달러는 스콜라스틱이 파는 책, 교구, 가구를 사는 데만 쓸 수 있습니다. 학교가 더 많이 벌어갈수록 그 돈은 다시 스콜라스틱으로 돌아오는 구조입니다.

투자 용어로 표현하면 이건 완벽한 락인(Lock-in) 해자입니다. 락인 효과란 고객이 특정 플랫폼이나 생태계에 한번 들어오면 다른 곳으로 이탈하기 어려워지는 구조를 뜻합니다. 학교 도서관이 스콜라스틱 달러로 서가를 채우면 채울수록, 다음 북페어도 스콜라스틱과 해야 할 이유가 생깁니다. 이 폐쇄형 생태계는 다른 출판사가 아무리 좋은 책을 내도 12만 개 학교 강당을 동시에 빌릴 수 없다는 물리적 한계로 인해 복제가 거의 불가능합니다.

제가 직접 서점 진열대에서 확인해 보니 도그맨, 퍼피 구조대(미국명 PAW Patrol) 관련 도서와 굿즈가 한 공간에 섞여 있었습니다. 책 사러 온 아이가 장난감까지 사 달라고 하면 부모 입장에서 거절하기 어렵습니다. 그것도 학교라는 신뢰받는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소비이기 때문에 지갑을 여는 심리적 장벽이 낮습니다. 마케팅 비용을 거의 쓰지 않아도 학부모의 구매가 자동으로 발생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 운영 규모: 미국 전역 약 12만 개 학교에서 연간 북페어 진행
  • 수익 배분: 현금 25% 또는 스콜라스틱 달러 50% 중 선택
  • 락인 구조: 스콜라스틱 달러는 자사 제품 구매에만 사용 가능 → 수익이 생태계 안에 머묾
  • 경쟁 장벽: 공립학교 12만 곳을 동시에 판매 채널로 쓸 수 있는 출판사는 현재 없음
요약: 스콜라스틱은 학교 강당을 임시 서점으로 바꾸고, 자체 화폐 시스템으로 수익을 생태계 안에 가두는 완벽한 락인 구조를 공교육 시장에 구축했습니다.

 

듀오링고 주가 80% 하락: 실적 좋은 회사가 왜 반토막 났나

아이들 크롬북이나 아이패드에 기본 설치된 초록색 부엉이 앱, 듀오링고(Duolingo)를 처음 접한 건 학교 현장에서였습니다. 그 밈처럼 퍼진 '째려보는 부엉이' 이미지가 단순한 유머가 아니라 일간 활성 사용자(DAU)를 끌어올리는 핵심 설계라는 걸 나중에 알게 됐습니다. 여기서 DAU란 하루에 한 번 이상 앱에 접속하는 사용자 수를 의미하며, 구독 기반 서비스의 건전성을 판단하는 핵심 지표입니다.

2021년 나스닥에 상장한 듀오링고의 주가는 2025년 5월 540달러를 넘어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가, 이후 1년 만에 130달러 수준까지 떨어졌습니다. 70% 조정입니다. 그런데 제 경험상 이런 폭락 뉴스를 보면 대부분 실적 악화를 먼저 의심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 회사는 정반대입니다.

가장 최근 공개된 2024년 1분기 기준으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했고, DAU는 5,650만 명으로 21% 늘었으며, 유료 구독자도 21% 증가했습니다. 회사는 4억 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까지 발표했습니다(출처: Duolingo 투자자 관계 공식 사이트). 실적만 보면 팔아야 할 이유가 없는 회사입니다.

그렇다면 주가가 80% 빠진 이유는 무엇일까요. 핵심은 밸류에이션(Valuation) 리셋입니다. 밸류에이션이란 시장이 기업에 부여하는 적정 가치 평가를 말하는데, 듀오링고는 그동안 교육주가 아니라 고성장 테크주로 평가받아 왔습니다. 그런데 CEO 루이스 폰 안이 '2026년을 투자의 해'로 선언하면서 단기 수익보다 AI 학습 기능 강화와 DAU 1억 명 달성이라는 장기 목표를 우선한다고 밝혔습니다. 시장은 이걸 '테크 성장주 프리미엄을 회수해야 한다'는 신호로 읽었고, 실적 발표 직후 주가가 13% 추가로 하락했습니다.

월가 분석가 18명의 평균 목표가는 약 223달러로, 현재 주가 대비 두 배 가까운 상승 여력을 보고 있습니다. 반면 JP모건은 중립 의견을 유지하며 목표가를 94달러로 더 보수적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실적은 좋지만 적극적으로 매수 추천하기엔 이르다는 입장입니다. 결국 시장이 듀오링고를 교육 서비스주로 재평가하느냐, 테크 성장주 지위를 회복하느냐에 따라 적정 주가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습니다.

요약: 듀오링고는 실적이 탄탄함에도 불구하고 장기 투자 선언으로 테크 성장주 프리미엄이 사라지며 밸류에이션 리셋이 진행 중입니다. 교육주로 재분류되느냐가 향후 주가의 분기점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스콜라스틱 북페어에서 학교가 받는 돈은 실제로 얼마나 되나요?

A. 학교는 북페어 매출의 25%를 현금으로, 또는 50%를 스콜라스틱 달러로 받을 수 있습니다. 대부분 학교가 50% 스콜라스틱 달러를 선택하는데, 이 화폐는 스콜라스틱 제품 구매에만 사용할 수 있어 실질적인 현금 가치는 25%와 크게 다르지 않을 수 있습니다. 다만 도서관 책장을 채우는 데 별도 예산을 쓰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학교 측에는 여전히 유리한 조건입니다.

 

Q. 듀오링고 주가가 빠진 게 AI 때문인가요?

A. 직접적인 원인은 AI 자체보다는 회사의 전략 전환 선언입니다. 듀오링고가 AI 학습 기능 강화에 집중하겠다며 단기 수익보다 장기 DAU 성장을 우선하겠다고 밝히자, 시장이 이를 성장 속도 둔화 신호로 받아들였습니다. 실적은 오히려 좋은 상태였기 때문에 하락의 본질은 실적 악화가 아닌 밸류에이션 재평가 과정으로 보는 것이 더 정확합니다.

 

Q. 킨더가든 스크리닝이 교육 기업 매출에 실제로 영향을 주나요?

A. 직접적인 연결은 아니지만 구조적으로 이어져 있습니다. 스크리닝에서 수집된 아이들의 발달 데이터는 학군이 ESL(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학생 대상 추가 언어 지원 프로그램) 필요 인원을 파악하고, 다음 학기에 어떤 교재와 학습 프로그램을 구매할지 결정하는 근거로 활용됩니다. 즉 한 아이의 30분 평가가 결국 스콜라스틱 같은 교육 기업의 수요로 연결되는 셈입니다.

 

Q. 스콜라스틱은 상장사인가요, 상장 폐지됐나요?

A. 스콜라스틱 코퍼레이션(Scholastic Corporation)은 나스닥에 상장된 공개 기업입니다. 다만 듀오링고처럼 고성장 테크주로 평가받지 않기 때문에 주가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낮고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는 편입니다. 폭발적인 주가 상승보다는 안정적인 현금 흐름(Cash Flow)에 가치를 두는 투자자에게 더 적합한 성격의 기업입니다.

 

Q. 미국 공립학교에서 특정 기업 제품을 독점 판매하는 게 문제가 되지 않나요?

A. 미국에서 스콜라스틱 북페어는 수십 년간 이어진 관행으로,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연중 행사처럼 받아들여집니다. 한국 시각에서는 공교육 공간에서 특정 기업이 독점적으로 판매하는 구조가 낯설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다만 학교가 자발적으로 계약을 맺는 구조이고 도서관 확충이라는 교육적 명분이 있어 제도적 문제 제기는 지금까지 크게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결론

스콜라스틱과 듀오링고를 나란히 놓고 보면 미국 교육 시장의 두 얼굴이 선명하게 드러납니다. 스콜라스틱은 공교육이라는 폐쇄형 네트워크를 수십 년에 걸쳐 장악했고, 그 안에서 락인 구조로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만들어냅니다. 폭발적인 성장은 없지만 경기 침체기에도 훼손되기 어려운 해자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듀오링고는 정반대의 포지션입니다. 글로벌 유저를 대상으로 DAU를 끌어올리는 게임형 설계와 AI 기능 강화로 장기 성장을 노리고 있지만, 시장이 어떤 렌즈로 이 회사를 보느냐에 따라 밸류에이션이 크게 흔들립니다. 저의 10년 투자 경험상, 실적이 좋은데 주가가 빠지는 구간은 기업의 본질을 들여다볼 수 있는 가장 좋은 시점이기도 합니다.

어떤 쪽이 더 나은 투자처인지는 개인의 투자 성향과 시간 지평에 달려 있습니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합니다. 학교 강당과 아이패드 화면, 이 두 공간이 이미 미국 교육 산업의 핵심 전장이 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뉴욕의 화려한 매장보다 동네 공립학교 강당 안을 먼저 들여다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godXRxpnKa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