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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주가가 폭락하면 가장 먼저 사야 할 종목이 대형주라고 생각하십니까? 저는 그 생각을 깨는 경험을 소부장 투자에서 직접 했습니다. 수급이 완전히 꼬인 장세에서도 PSK와 PSK홀딩스는 기관의 방어 매수가 먼저 들어왔고, 그 이유를 파악하고 나서야 왜 이 두 종목이 소부장 투자의 핵심 3인방으로 불리는지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전공정 드라이 스트립, 왜 글로벌 1위가 됐을까
반도체를 만들 때 가장 기본이 되는 3대 공정이 있습니다. 증착(Deposition), 노광(Lithography), 식각(Etching)이 그것인데, 이 사이클을 수십 번 반복하면서 회로가 완성됩니다. 그런데 정작 많은 분들이 놓치는 공정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각 사이클이 끝날 때마다 남는 감광액 찌꺼기를 제거하는 스트립(Strip) 공정입니다.
포토레지스트(PR)란 노광 공정에서 빛에 반응하는 감광액을 뜻합니다. 회로를 새긴 뒤 이 감광액이 웨이퍼 위에 남게 되는데, 이걸 깔끔하게 제거하지 못하면 다음 공정에서 바로 불량이 발생합니다. 예전에는 화학 약품으로 이 찌꺼기를 씻어냈지만, 미세 공정이 심화될수록 금속 배선이나 산화막이 손상되는 문제가 불거졌습니다.
PSK가 선택한 방식은 드라이 스트립(Dry Strip)입니다. 드라이 스트립이란 화학 약품 대신 플라즈마를 이용해 감광액 잔류물을 태워 없애는 방식을 말합니다. 산소·수소·질소 가스를 주입해 플라즈마를 발생시키는 원리인데, 핵심은 '빠른 제거 속도'와 '주변 회로 손상 최소화' 두 가지를 동시에 잡는 것입니다. 이게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제가 이 종목을 처음 공부할 때 경쟁사가 꽤 많다는 이유로 반신반의했는데, 실제로 PSK는 글로벌 드라이 스트립 장비 시장에서 1위 지위를 굳혔습니다.
경쟁사로는 램리서치(Lam Research)나 도쿄 일렉트론(TEL) 같은 대형 장비사가 있지만, 이들에게 스트립은 핵심 사업이 아닌 부수적인 라인업입니다. 오랫동안 실질적 경쟁자로 지목됐던 맷슨 테크놀로지(Mattson Technology)는 현재 중국 자본에 인수된 이후 글로벌 시장에서의 영향력이 눈에 띄게 줄어든 상태입니다. 결과적으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를 포함한 글로벌 메모리 업체와 파운드리 고객사 모두를 아우르는 레퍼런스를 쌓아왔다는 점이 PSK의 가장 큰 무기입니다.
- 드라이 스트립 글로벌 1위: 플라즈마 방식으로 감광액 잔류물 제거
- 고객사: 삼성전자·SK하이닉스·글로벌 파운드리 다수 확보
- 실질 경쟁자인 맷슨 테크놀로지의 시장 영향력 축소로 점유율 강화 중
- 미세 공정이 심화될수록 스트립 공정의 정밀도 요구가 높아져 진입장벽 상승
후공정의 핵심, PSK홀딩스의 두 가지 무기
PSK홀딩스가 후공정 기업이라는 건 알아도, 구체적으로 무엇을 하는지 헷갈리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도 처음엔 모회사가 전공정이면 자회사도 비슷한 거 하겠지 싶었는데, 막상 들여다보니 사업 구조가 꽤 다릅니다. PSK홀딩스의 핵심 제품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플럭스리스 리플로우(Fluxless Reflow) 장비입니다. 리플로우(Reflow)란 HBM(고대역폭 메모리)처럼 칩과 칩을 수직으로 쌓을 때, 연결부인 솔더볼이나 범프에 열과 압력을 가해 접합하는 공정을 말합니다. 기존에는 접합력을 높이기 위해 플럭스(Flux)라는 화학 물질을 사용했는데, 이 플럭스가 찌꺼기를 남겨 세정 공정이 추가로 필요하고 미세 불량의 원인이 되기도 했습니다. PSK홀딩스는 이 플럭스 없이도 안정적인 접합이 가능한 기술을 개발했고, 이로 인해 공정 단계가 줄고 웨이퍼 휨 현상도 억제되는 효과가 나타났습니다.
두 번째는 디스컴(Descum) 장비입니다. 디스컴이란 노광과 현상 공정을 거친 뒤 패턴 바닥이나 측면에 미세하게 남은 포토레지스트 잔류물을 플라즈마로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공정을 뜻합니다. PSK의 드라이 스트립이 공정 전체가 끝난 뒤 감광액을 통째로 제거하는 개념이라면, 디스컴은 공정 중간중간에 미세한 잔류막만 골라서 없애는 더 섬세한 작업입니다. HBM과 CoWoS(칩-온-웨이퍼-온-서브스트레이트, TSMC의 2.5D 패키징 기술) 수요가 급증하면서 이 두 장비 모두 수혜를 직접적으로 받는 구조입니다.
CoWoS란 GPU와 HBM을 실리콘 인터포저 위에 나란히 올려 연결하는 고급 패키징 방식입니다. 엔비디아 AI 칩이 바로 이 공정을 거쳐 생산됩니다(출처: TSMC 공식 패키징 기술 페이지). 제 경험상 이런 후공정 장비주는 전공정 대비 주가 반응이 느린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투자 사이클이 뒤따라 붙는 구조이기 때문에, 오히려 전공정 랠리가 어느 정도 진행된 뒤 눌림목에서 접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분할매수 원칙과 지금 장세에서의 접근법
요즘 장이 유독 험한 이유 중 하나가 레버리지 2배 ETF의 청산 물량입니다. 상승장에서는 수익을 극대화해 주지만, 하락장에서는 매도 압력이 일반 ETF보다 훨씬 크게 작용합니다. 제가 직접 이 변동성을 겪어보니, 기술력이 확실한 종목도 수급이 꼬이면 단기적으로는 납득하기 어려운 가격까지 밀릴 수 있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그렇다고 시장에서 완전히 손을 빼는 건 정답이 아닙니다. 핵심은 언제, 어떻게 진입하느냐입니다. PSK·PSK홀딩스·테스처럼 검증된 소부장 대형주는 목표 주가 대비 괴리율이 벌어질 때만 접근하는 원칙이 유효합니다. 구체적으로는 목표 주가의 0.7배 이하 구간에서 분할 진입을 시작하고, 0.6배가 깨지면 일단 손을 대지 않는 것이 기본 원칙입니다.
분할 횟수는 적어도 10회에서 20회를 기준으로 잡아야 합니다. 시가총액이 크고 커버리지가 많은 종목일수록 횟수를 줄일 수 있지만, 스몰캡이나 덜 알려진 종목일수록 더 잘게 나눠야 리스크를 분산할 수 있습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으로 어렵습니다. 처음 진입했는데 더 빠지면 심리적으로 흔들리기 마련이니까요. 하지만 0.7배 이하에서 시작했다면 타이밍이 약간 어긋난 것이지, 판단 자체가 틀린 게 아닙니다. 그게 분할매수의 전제입니다.
한편 지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본주의 밸류에이션 괴리도 짚을 필요가 있습니다. SK하이닉스 ADR(미국 주식예탁증서)은 본주 대비 약 20% 프리미엄을 형성하고 있고, PER 기준 5.2배 수준입니다. 반면 마이크론은 약 6배 수준으로, 글로벌 메모리 선도 기업들 사이의 밸류에이션 격차는 여전히 존재합니다(출처: Yahoo Finance 마이크론 주가 페이지). 삼성전자는 이 시기 기준 PER 4배 수준까지 내려와 하이닉스 대비 밸류에이션 디스카운트가 심화된 상태입니다. 제 경험상 이렇게 밸류 차이가 벌어졌을 때 억울하게 빠진 종목은 업황 반등 국면에서 더 큰 탄력을 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 진입 기준: 목표 주가 대비 0.7배 이하 구간에서 분할 시작
- 손절 기준: 0.6배 붕괴 시 신규 진입 보류, 기존 포지션은 재검토
- 분할 횟수: 최소 10~20회, 소형주일수록 횟수 늘리기
- 소부장 3인방(PSK·PSK홀딩스·테스)은 동반 움직임을 보이는 경우가 많아 묶어서 관리
자주 묻는 질문
Q. PSK와 PSK홀딩스, 둘 다 사야 하나요?
A. 둘은 모·자회사 관계이지만 사업 영역이 전공정(PSK)과 후공정(PSK홀딩스)으로 구분됩니다. 반도체 투자 사이클에서 전공정 장비주가 먼저 반응하고 후공정이 뒤따르는 경향이 있으니, 어느 시점에 진입하느냐에 따라 선택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둘 다 소화할 여력이 있다면 함께 보유하는 방식도 가능하지만, 각각의 밸류에이션을 먼저 확인하는 게 순서입니다.
Q. 드라이 스트립이 왜 중요한가요? 다른 공정과 뭐가 다릅니까?
A. 반도체 회로가 미세해질수록 감광액 잔류물이 조금만 남아도 수율이 크게 떨어집니다. 기존 습식(화학 약품) 방식은 잔류물 제거에 효과적이지만 금속 배선 손상과 오염 문제를 동반합니다. 드라이 스트립은 플라즈마로 이를 해결해 손상을 최소화하는데, 속도와 데미지 억제를 동시에 잡는 게 기술적으로 쉽지 않아 진입장벽이 높습니다.
Q. LTA(장기공급계약)가 반도체 가격에 악재 아닌가요?
A. LTA가 단가 상단을 제한하기 때문에 손해라고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하지만 LTA를 글로벌 빅테크를 장기 고객으로 묶어두는 전략적 파트너십의 출발점으로 보는 해석도 있습니다. 내년도 HBM 공급 부족이 심화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단가 인하보다는 물량 확보와 기술 협력의 함의가 더 크다는 쪽이 설득력 있어 보입니다.
Q. 소부장 투자에서 전공정과 후공정, 언제 사는 게 좋습니까?
A. 일반적으로 대규모 반도체 투자 계획이 발표되면 전공정 장비주(PSK 등)가 먼저 반응하고, 실제 가동률이 올라가는 시점에 후공정 장비주(PSK홀딩스 등)와 소재주가 따라오는 흐름이 나타납니다. 제 경험상 전공정 랠리가 1차 고점을 찍고 숨 고르기에 들어갈 때가 후공정 종목의 눌림목 진입 타이밍을 노릴 수 있는 구간이었습니다.
결론
지금 시장은 레버리지 ETF 청산 물량, 지정학적 리스크, 빅테크 선호라는 세 가지 수급 압력이 한꺼번에 눌리고 있는 구간입니다. 이럴 때일수록 '기술력이 입증된 기업인가', '글로벌 마켓셰어가 공고한가', '밸류에이션이 과거 하단에 근접했는가'를 먼저 따지는 게 맞습니다. PSK의 드라이 스트립, PSK홀딩스의 플럭스리스 리플로우와 디스컴은 이 세 기준을 모두 충족하는 드문 사례입니다.
단, 지금 당장 뛰어들라는 게 아닙니다. 목표 주가 대비 0.7배 이하 구간을 기다리고, 들어갈 때는 반드시 10~20회 분할로 나눠야 합니다. 헤지펀드가 반도체 주식을 다시 저가 매수하기 시작했다는 신호와, 내년도 HBM 공급 부족 심화라는 업황 논리를 조합하면 지금은 공부하고 준비해야 할 시점입니다. 제 경험상 이런 때 준비된 사람이 결국 다음 사이클의 주인공이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