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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스가 27년 만에 NBA 결승에서 우승했습니다. 결승전 날, 매디슨 스퀘어 가든 앞은 유니폼 입은 팬들로 가득 찼고, 브런슨 저지는 경기 당일 오후 2시에 이미 XXL만 남아 있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그 줄을 보면서 이상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팬들은 웃돈 주고 사는데, 왜 이 팀을 품은 회사 주식은 30%나 할인된 가격에 거래되고 있을까요.

팬은 웃돈, 월가는 할인 — 돌란 디스카운트란 무엇인가

스포츠 경기장 앞에서 팬들이 웃돈을 얹어 굿즈를 사는 장면을 처음 봤을 때, 저는 당연히 이 팀을 가진 회사 주가도 오르겠구나 싶었습니다. 그게 직관적으로 맞는 생각처럼 느껴졌으니까요. 그런데 실제로 숫자를 들여다보니 전혀 다른 그림이 펼쳐졌습니다.

뉴욕 닉스뉴욕 레인저스를 보유한 매디슨 스퀘어 가든 스포츠(MSGS)의 기업 가치는 약 90억 달러 수준입니다. 그런데 스포츠 비즈니스 전문 매체 스포티코(Sportico) 평가 기준으로 닉스만 약 98억~100억 달러, 레인저스가 약 36억~40억 달러입니다. 두 팀을 합치면 135억 달러가 넘는데, 그 두 팀을 동시에 가진 회사는 90억 달러에 거래됩니다. 가진 것의 합보다 회사 전체가 더 싼 상황입니다(출처: Sportico).

월가에서는 이 현상에 고유 이름을 붙였습니다. 바로 돌란 디스카운트(Dolan Discount)입니다. 여기서 돌란 디스카운트란, MSGS의 지배주주인 제임스 돌란과 돌란 가문이 만들어 놓은 복잡한 지배 구조 때문에 시장이 자산 가치보다 싸게 값을 매기는 현상을 말합니다. 팬들이 체감하는 열기와 투자자가 계산하는 가격 사이의 간극, 그게 바로 이 30% 할인의 정체입니다.

요약: 닉스+레인저스 자산 합계는 135억 달러이지만 MSGS 시가총액은 90억 달러대로, 이 30% 괴리를 '돌란 디스카운트'라 부른다.

 

주식 20%로 의결권 71%를 쥐는 구조 — 차등의결권의 실체

돌란 가문이 어떻게 회사를 지배하는지를 처음 이해했을 때,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주식 보유 비율이 낮아도 이렇게까지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걸 구체적인 숫자로 확인하고 나서야 실감했습니다.

MSGS에는 두 종류의 주식이 있습니다. 일반 투자자가 시장에서 사는 클래스 A(Class A)와 돌란 가문이 보유한 클래스 B(Class B)입니다. 이것이 바로 차등의결권(Dual-Class Share Structure) 구조입니다. 차등의결권이란 같은 회사 주식이라도 종류에 따라 한 주당 의결권 수가 다르게 설계된 구조를 말합니다. 돌란 가문은 클래스 B를 100% 보유하고 있으며, 이 주식은 클래스 A보다 의결권이 훨씬 강합니다. 결과적으로 가문이 보유한 주식 비율은 전체의 20% 남짓이지만, 회사 주요 의사결정의 의결권은 약 71%에 달합니다.

이게 실제 투자자에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정리해 보면 이렇습니다.

  • 클래스 A 주주는 닉스 자산 가치 상승의 경제적 이익은 공유한다
  • 그러나 회사 운영 방향이나 자산 매각 여부에는 사실상 관여할 수 없다
  • 핵심 결정권은 돌란 가문이 독점하며, 외부 주주 입장에서 구조가 불투명하게 보인다
  • 돌란은 공연장 회사 스피어(Sphere) 등 다른 가족 기업과도 얽혀 있어 이해충돌 우려가 상존한다

위처럼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조금 다르게 봅니다. 차등의결권 자체가 나쁜 건 아닙니다. 구글(Alphabet)이나 메타(Meta)도 창업자 보호를 위해 비슷한 구조를 씁니다. 문제는 그 복잡성이 외부에서 봤을 때 얼마나 투명하게 읽히느냐입니다. MSGS의 경우에는 그 투명성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았다는 게 월가의 판단이고, 그게 디스카운트로 직결되는 겁니다.

요약: 차등의결권 구조로 돌란 가문은 주식 20%로 의결권 71%를 행사하며, 이 불투명한 지배 구조가 시장 할인의 핵심 원인이다.

 

우승해도 실적은 안 오른다 — 스포츠 구단 주식의 구조적 한계

'닉스가 결승에서 우승했으니 실적도 좋아지겠지'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저도 처음엔 그랬습니다. 그런데 실제 재무 지표를 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26년 1분기 매출은 4억 3천만 달러를 넘겼지만 전년 대비 증가율은 겨우 2%에 그쳤습니다. 더 눈에 띄는 건 영업이익입니다. 1년 전 3천만 달러였던 영업이익이 200만 달러로 쪼그라들었습니다. 순손실도 약 2천만 달러였고 핵심 자기자본(Stockholders' Equity)은 마이너스입니다. 자기자본이란 자산에서 부채를 뺀 값으로, 이게 마이너스라는 건 부채가 자산을 초과한다는 의미입니다.

왜 이렇게 됐을까요. 성적이 좋아질수록 선수 연봉을 비롯한 운영 비용이 같이 뜁니다. 매출 증가분을 비용이 고스란히 잡아먹는 구조입니다. 플레이오프 홈 경기가 정규 시즌보다 한 경기당 영업이익이 훨씬 높은 건 맞습니다. 하지만 그 이익이 연봉 상승과 운영비를 상쇄하기엔 역부족입니다.

그러므로 MSGS를 전통적인 의미의 실적주(Earnings Stock)로 접근하면 실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실적주란 매출과 이익이 꾸준히 늘어 그 성장이 주가를 견인하는 종목을 말합니다. MSGS는 그보다는 자산 가치주(Asset Value Stock)에 가깝습니다. 닉스와 레인저스라는 희소 자산을 얼마에 사느냐, 그리고 그 자산이 언제 시장에서 제대로 값을 받을 수 있느냐가 핵심입니다(출처: SEC EDGAR MSGS 공시).

요약: 성적 향상이 곧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는 구조 탓에 MSGS는 실적주가 아닌 자산가치주로 봐야 한다.

 

자물쇠를 여는 열쇠 — 분할 상장이 진짜 트레이드다

그렇다면 30% 할인은 영원히 안 풀릴까요. 저는 그렇지 않다고 봅니다. 돌란이 스스로 자물쇠를 열려는 움직임을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MSGS는 올해 2월 닉스 사업부와 레인저스 사업부를 각각 별도 상장사로 분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5월에는 레인저스 분리를 위한 첫 서류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했습니다. 분할 상장(Spin-off)이란 기업이 특정 사업 부문을 독립 법인으로 분리해 별도로 상장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렇게 되면 닉스와 레인저스가 각각 순수 스포츠 종목으로 시장에 노출됩니다. 복잡한 지배구조가 걷히고 자산이 깨끗하게 보이기 시작하면, 지금의 디스카운트는 자연스럽게 줄어들 수 있습니다.

다만, 미국주식 7년 투자 경험상 이런 분할 이슈는 실제 완료 시점이 예측보다 길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돌란이 마음을 바꾸거나 절차가 지연되면 갇힌 가치는 더 오래 갇혀 있을 수 있습니다. 우승이 실패해도 분할이 깔끔하게 완성된다면 주가는 오를 수 있고, 반대로 53년 만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려도 분할이 무산되면 기대만큼 오르지 않을 수 있습니다. 결국 이 종목의 진짜 트레이드는 코트 위 점수판이 아니라 돌란이 자물쇠를 풀겠다는 의지와 그 실행력에 달려 있습니다.

참고로 상대 팀 샌안토니오 스퍼스는 비상장사라 주식으로 살 수 없습니다. 같은 돌란 계열인 매디슨 스퀘어 가든 엔터테인먼트나 스피어 엔터테인먼트는 닉스와 별개 회사이므로, 닉스에 베팅하고 싶다면 현재로서는 MSGS가 사실상 유일한 선택지입니다.

요약: 분할 상장이 현실화돼 구조적 복잡성이 해소될 때 비로소 30% 디스카운트가 풀릴 수 있으며, 이것이 이 종목의 핵심 투자 포인트다.

 

자주 묻는 질문

Q. 닉스가 우승하면 MSGS 주가가 오르나요?

A. 단기적으로는 기대감이 반영돼 오를 수 있습니다. 다만 성적이 좋아질수록 선수 연봉 등 운영 비용도 같이 뛰는 구조라, 실적 개선이 주가를 견인하는 방식으로 작동하지는 않습니다. 우승보다 분할 상장 완료 여부가 장기 주가에 더 결정적입니다.

 

Q. MSGS 주식은 어떻게 살 수 있나요?

A. 미국 주식 거래가 가능한 국내 증권사 앱에서 티커 'MSGS'로 검색하면 됩니다. 다만 이 글은 투자 권유가 아니며, 차등의결권 구조와 지배구조 리스크를 충분히 이해한 뒤 판단하시길 권합니다.

 

Q. 돌란 디스카운트는 언제 해소되나요?

A. 정확한 시점을 예측하기는 어렵습니다. 2026년 2월 분리 검토 발표, 5월 SEC 서류 제출로 절차가 시작됐습니다. 그러나 분할 상장이 실제로 완료되기까지 수개월에서 수년이 걸릴 수 있고, 돌란의 의지가 바뀌면 무산될 수도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합니다.

 

Q. 닉스 말고 NBA 구단 주식으로 살 수 있는 팀이 있나요?

A. NBA 구단 중 단일 팀에 순수하게 접근할 수 있는 상장사는 현재로서는 MSGS가 사실상 유일에 가깝습니다. MLB에서는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홀딩스가 비교적 단일 구단에 가까운 구조로 상장돼 있지만, NBA에는 그런 구조의 종목이 드뭅니다.

 

결론

매디슨 스퀘어 가든 앞에서 웃돈 주고 굿즈를 사는 팬과, 같은 팀을 30% 할인해서 사는 월가. 이 두 가지 시선이 동시에 존재한다는 사실이 제게는 가장 인상 깊었습니다. 팬이 사랑하는 건 팀이고, 시장이 값을 매기는 건 그 팀이 갇혀 있는 구조입니다.

스포츠 구단 주식에 관심이 생겼다면, 점수판보다 먼저 지배구조 개편 일정과 분할 상장 진행 상황을 확인하시길 권합니다. 닉스의 결승 진출은 분명 이 종목에 시선을 끌어당기는 계기가 됐습니다. 하지만 진짜 투자 판단은 코트 밖, 돌란이 자물쇠를 실제로 여는지를 지켜보는 데서 시작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YJZXrSmXGoo&list=PLF5Fz9qlNg7Aknod0AZJ8MQxc1vniuo7g&index=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