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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7월, 레오폴드 아센브레너의 AI 집중 펀드가 강제 청산되며 마이크론·TSMC·SK하이닉스가 하루 만에 20% 가까이 폭등했습니다. 저는 그 폭락의 한복판에서 버티고 있었는데, 솔직히 말하면 '이게 진짜 끝인가' 싶었습니다. 이 글은 그 7월을 제가 어떻게 읽었고, 무엇이 틀렸고 무엇이 맞았는지를 적은 기록입니다.

수급 붕괴의 실체 — 레오폴드 청산이 만든 나비효과
일반적으로 주가가 이유 없이 폭락하면 "펀더멘털이 나빠진 것 아니냐"는 말이 먼저 나옵니다. 저도 7월 내내 그 논리를 의심했습니다. 하이닉스가 HBM(고대역폭메모리) 수요 사이클 한복판에 있는데 왜 이렇게 빠지는 거지? 그 의문의 답이 레오폴드 아센브레너라는 이름과 함께 풀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2024년부터 "AI 혁명의 진짜 의미를 이해하는 사람은 전 세계 수백 명뿐"이라고 공언하며 AI 인프라 집중 펀드를 운용했습니다. 마이크론, TSMC, SK하이닉스 ADR,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 블룸에너지 등 AI 데이터센터 밸류체인 전반에 걸쳐 포지션을 구축했고, 평균 3~4배, 많게는 10배에 달하는 레버리지를 활용했습니다. 여기서 레버리지란 자기 자본보다 훨씬 많은 돈을 빌려 투자하는 방식으로, 수익이 날 때는 수익률이 배로 불어나지만 주가가 조금만 반대로 움직여도 강제 청산 압박이 들어오는 양날의 검입니다.
문제는 포지션이 공개됐다는 점이었습니다. 시타델을 비롯한 헤지펀드들은 레오폴드의 레버리지 규모와 청산 임계선을 계산하고 숏 어택을 집중했습니다. 숏 어택이란 특정 종목을 대량으로 공매도해 주가를 끌어내려 롱 포지션 보유자를 강제 청산시키는 전술입니다. 영란은행(Bank of England)까지 PBS(프라임 브로커리지 서비스) 대출 리스크를 우려해 압박을 가하면서 레오폴드는 결국 결혼을 앞둔 이번 주, 시타델에 포지션 전체를 디스카운트된 가격에 넘겼습니다. PBS란 대형 헤지펀드에 담보 자산을 기반으로 거액의 신용을 제공하는 증권사의 특수 서비스를 뜻합니다(출처: Bank of England).
시타델은 약 15% 할인된 가격으로 인수하자마자 매물 부담이 사라진 해당 종목들이 일제히 20% 가까이 반등했습니다. 제가 직접 목격한 그 반등 속도는, 평소 "AI 반도체는 장기 우상향"이라고 믿으면서도 폭락장에서 공황 상태가 됐던 제 심리 상태와는 너무 대조적이었습니다. 펀더멘털이 망가진 게 아니라 수급이 꼬인 것이었고, 꼬임이 풀리자 가격은 원래 자리를 찾으려 했던 겁니다.
이번 사태에서 매물을 쏟아낸 종목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 SK하이닉스 ADR — 10~11조 원 규모 보유, HBM 수요 사이클 핵심 수혜주
-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 AI 메모리 수요 직접 수혜, 청산 매물 집중
- TSMC — 파운드리 독점적 지위, 레오폴드 포지션 핵심 축
-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 — 반도체 장비주,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 수혜
- 블룸에너지 — 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관련주
- 네비우스, 아이렌, 샌디스크, 코이브 — AI 인프라 밸류체인 편입 종목
포식자 논리와 잔존 리스크 — "최악은 지났다"를 곧이곧대로 믿으면 안 되는 이유
일반적으로 대형 악재가 소화되면 "이제 저점 찍고 반등"이라는 말이 시장을 순식간에 채웁니다. 저도 이번 반등 직후 그 안도감이 밀려왔는데, 제 경험상 이게 가장 위험한 순간입니다. 차갑게 뜯어봐야 할 것들이 아직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시타델이 15% 할인 매수한 포지션이 하루 만에 20% 반등했다는 사실을 다시 생각해 보면, 시타델의 단기 수익률은 천문학적입니다. 이 물량을 언제 어떻게 출하하느냐는 전적으로 그들의 판단입니다. 마진콜(margin call)이란 레버리지 투자자가 손실 임계선에 도달했을 때 증권사가 강제로 포지션을 청산하거나 추가 증거금을 요구하는 절차인데, 레오폴드는 이 마진콜 압박을 버티지 못해 항복했습니다. 시타델 입장에서는 오히려 그 마진콜 압박을 유도한 측이므로, 단기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올 수 있다는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습니다(출처: Federal Reserve).
매크로 환경도 마찬가지입니다. 30년물 미국 국채 금리가 사상 최고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습니다. 30년물 장기 금리란 미국 정부가 30년 만기로 돈을 빌릴 때 지불하는 이자율로, 이 숫자가 높을수록 주식 등 위험 자산의 상대적 매력이 떨어지고 기업들의 자금 조달 비용이 올라갑니다. 유가 변동성, 연준의 금리 정책 방향, 그리고 AI 투자 사이클의 지속성에 대한 논쟁까지, 매크로 변수들은 여전히 복잡하게 얽혀 있습니다.
최태원 SK 회장이 SK하이닉스 주식 3,600주를 약 50억 원 규모로 매수하며 수급 불확실성 해소에 힘을 보탠 것은 분명 의미 있는 시그널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저는 이번 반등을 "찐바닥 확인 후 전고점 돌파"라는 시나리오로 연결 짓는 것은 성급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이닉스 기준 180만~200만 원 사이에 두터운 매물대가 형성돼 있어 이 구간에서 공방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제가 직접 7월 한 달을 버텨내면서 확인한 것은, 시장은 옳은 방향으로도 잔인한 경로를 선택한다는 사실입니다.
레버리지를 다시 일으키고 싶은 유혹이 반등장에서 강하게 올라온다는 것, 제 경험상 이건 정말 조심해야 합니다. 레오폴드가 AI 혁명에 대해 틀린 게 아니었습니다. 그의 판단 방향은 맞았습니다. 다만 레버리지라는 취약점을 노출한 순간 시장의 포식자들이 그 틈을 파고들었고, 옳은 판단도 청산 앞에서는 무력했습니다. 결국 살아남은 자만이 반등을 취할 수 있다는 냉혹한 법칙이 이번에도 반복됐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레오폴드 청산 이후 SK하이닉스 주가가 오른 이유가 뭔가요?
A. 일반적으로 주가 폭락은 실적 악화 때문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이번 경우는 달랐습니다. 레오폴드가 대규모 레버리지 포지션을 보유하다 강제 청산되면서 시장에 쏟아질 뻔했던 매물이 시타델로 일괄 이전됐고, 그 순간 수급 압박이 해소되며 가격이 빠르게 회복됐습니다. 펀더멘털 변화가 아닌 순수한 수급 꼬임 해소였습니다.
Q. 시타델이 왜 이렇게 유리하게 포지션을 가져갈 수 있었나요?
A. 레오폴드의 포지션 규모와 레버리지 수준이 공개된 상태에서 숏 어택을 지속해 마진콜 임계선까지 몰아붙인 것이 핵심이었습니다. 마진콜 압박을 받는 측은 시장가에 던지거나 헐값에 넘기는 것 외에 선택지가 없어지고, 시타델은 그 상황을 이용해 약 15% 할인된 가격으로 대규모 우량 포지션을 인수했습니다. 제 경험상 이런 포식자 논리는 약점을 노출한 순간 작동하기 시작합니다.
Q. 지금 SK하이닉스를 추가 매수해도 괜찮을까요?
A. 최악의 수급 악재는 지나갔지만, 이를 "V자 반등 확정"으로 읽는 것은 위험합니다. 180만~200만 원 구간의 두터운 매물대, 30년물 장기 금리 고공행진, 시타델의 단기 차익 실현 가능성 등 변수가 남아 있습니다. 본인이 추가 하락이 와도 버틸 수 있는 자금 내에서만 접근하는 것이 현실적이며, 레버리지 재투입은 삼가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Q. 영란은행(BOE)이 이번 사태에 왜 개입했나요?
A. 레오폴드 펀드에 PBS(프라임 브로커리지 서비스)를 통해 대규모 신용을 제공한 금융기관들의 익스포저가 글로벌 금융 시스템 리스크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입니다. 영란은행은 이 대출 구조에 대한 조사와 경고를 통해 PBS 기관들을 압박했고, 이것이 레오폴드에게는 추가 자금 조달의 문을 닫는 결정적 압박으로 작용했습니다.
결론
2026년 7월은 AI 반도체에 대한 확신이 강할수록 레버리지를 키웠고, 레버리지가 클수록 더 빨리 무너진 달로 기록될 것입니다. 저도 이 7월을 버티면서 "살아남으면 기회는 있다"는 말을 주문처럼 되뇌었는데, 반등 직후에도 이 말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생각합니다. 최악의 수급 악재가 소화됐다는 것과, 앞으로의 경로가 순탄하다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지금 시점에서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원칙은 하나입니다. 내가 틀렸을 때 버틸 수 있는 규모로만 들고 가는 것. 레오폴드는 방향은 맞았지만 규모를 틀렸고, 그 결과 옳은 판단의 열매를 시타델이 가져갔습니다. 포식자들의 다음 먹이가 되지 않으려면, 아무리 확신이 강해도 감당 가능한 선을 지키는 것이 생존의 기본 조건입니다.

